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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에 숨겨진 조부모가정
작성일 10 4 2006 작성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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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에 숨겨진 ‘조부모가정’

최동섭(동원종합사회복지관 관장)

한 아이가 있다. 팔순이 다 된 할머니와 살면서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11세)는 항상 똑같은 그림을 그린다. 아빠, 엄마, 언니, 동생 등 온 가족이 둘러앉아 화목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림이다. 아이는 학원 근처도 못 가봤고 학교는 그저 시간이 날 때 가는 곳이 돼버린 것이다.
소년소녀가장 세대나 한부모가정의 이야기는 자주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에 비해 조부모가정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지 못하고 있다. 성인 자녀의 이혼, 별거, 경제상황, 사망 등으로 인하여 조부모가 손자녀와 함께 살면서 성인 자녀를 대신하여 손자녀에 대한 양육 책임을 지는 가정을 조부모가정이라고 한다.

사회복지관에서 조부모가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상담을 하게 되는데 대체로 이웃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점, 의욕상실, 사람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경우, 조부모에게 양육되기 전에 이미 부모의 사망, 실직, 불화, 알코올 중독 등 불안한 환경에 노출되었던 아이들은 다양한 정서적 문제를 갖고 있다. 이와 함께 조부모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화’나 스트레스를 치유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문제를 또한 치유할 수 없다.
조부모가정은 2005년 말 현재 전국적으로 5만 8천여 가구에 이른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에 66%나 늘어난 수치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조부모가정 45%가 전․월세에 살며 71세 이상이 40%나 된다. 손자녀 58%는 13세 이하의 아이들로 나타났다. 이들 가정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많은 이들이 최근 3년 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못했고-손자녀의 83.7%, 조부모의 절반- 이들 가운데 81.5%가 현재 병이 있거나 건강하지 않다고 답했다. 조부모들은 자신들의 생계는 물론 손자녀 학습을 지원할 능력이 거의 없다. 조부모는 건강과 생계 불안, 그리고 아이들은 학습 부진과 정서적 울분에 울고 있는 것이다.

조부모가정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복지단체가 함께 종합적인 사회적 지지망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정부와 광주 남구 등 극히 일부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부가급여 명목으로 이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가구들이 여기에 빠져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사무소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들을 위주로 한 서비스 외에 조부모가정에 대한 실태조사는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많은 가구가 서류상 성인자녀가 부양자로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근본적인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30여 년 전부터 의료와 학습, 생활비 지원 등 이들 가정에 대한 대책을 입법화 해놓고 있다. 건강가정 지원법에 모자 가정처럼 조부모 가정을 포함시키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복지현장에서는 학습지도와 정서적 지원을 도와 줄 수 있는 결연자의 개발, 사회성향상 프로그램 진행 등에 있어서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진행 과정에서는 아이들에게 거듭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아이들과 조부모, 우리 사회가 포기해도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다. (2006년 10월 2일자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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